[이지경제] 문룡식 기자 = 국내 은행 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
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‘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’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에서 금융채를 비롯한 시장금리 등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은 61.3%로 전월 대비 1.7%포인트 높아졌다.
분기별로 보면 올 1분기 평균 변동금리 대출 비율은 59.5%로 지난 2015년 3분기(64.1%) 이후 6분기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. 2분기도 59.3%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.
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감소세다. 지난 7월까지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고정금리는 평균 40.3%로 지난해 평균치인 49.3%보다 9%포인트 줄었다. 고정금리 비중은 2014년 평균 39.8%에서 2015년 48.1%, 지난해 49.3%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올해 하락 전환했다.
기업대출에서도 변동금리 비율은 늘었다. 2분기 기업 변동금리 대출 비율은 68.7%로 2009년 4분기(68.9%) 이후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. 7월에도 68.0%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.
변동금리 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이 기준금리 상승 시기에 맞춰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데 공을 들이는 등 영업방식을 바꾼 탓으로 풀이된다.
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(연준·Fed)가 지난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올린 데다 한국은행 역시 이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수준을 조정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.
이같은 상황에서 은행은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 판매를 통해 더 많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.
다만 금리상승기에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확대는 기업과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. 금리 상승으로 커진 이자부담이 저소득·저신용 가계와 자영업자,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
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“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금리 대출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”고 말했다,
문룡식 기자 bukdh@ezyeconomy.com